브릿지경제

尹, 여왕 조문 취소 논란...탁현민 “대통령실 ‘언제 도착할지 몰랐다’는건 상당히 이상한 말” 본문

오늘의 기사

尹, 여왕 조문 취소 논란...탁현민 “대통령실 ‘언제 도착할지 몰랐다’는건 상당히 이상한 말”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9. 20. 14:10
728x90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해 있다. 윤 대통령 앞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연합)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각)영국 런던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여왕의 조문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실은 영국의 교통상황, 비행기 도착 시간 등을 들어 ‘언제 도착할지 몰랐다’는 해명을 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 의전을 담당했던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언제 도착할지 몰랐다는 건 상당히 이상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이 영국 현지 교통사정 때문에 (조문)취소가 됐다’는 해명을 두고 “많은 정상들이 단기간에 집중해서 올 때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시간까지도 서로 체크를 해서 하나의 타임 테이블로 만들어 놓고 운영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또 주최국은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게 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시간이 다소 유동적일 수도 있다’는 발언도 사실은 흔치 않은 일인데 이해한다 쳐도 대통령이 민항기로 가시는 게 아니다”라며 “비행기 시간을 조정하지 못한 것의 책임이 있지 ‘늦게 도착했다, 그래서 못 했다’ 이건 변명으로 듣기에는 조금 거북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윤 대통령이 조문을 못한 것과는 달리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주요국 정상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문을 제 시간에 모두 마쳤다.

이 같은 배경을 두고 탁 전 비서관은 “첫 번째는 비행기 시간을 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중간한 시간에 도착을 한 것 같다”며 “두 번째는 김은혜 홍보수석의 핑계대로 ‘교통 통제가 예상 밖으로 더 심해져서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그것도 변명이 안 된다. 실제로 걸어서 간 정상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그런 것들을 만약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되는 어떤 유동적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면 외교부와 의전비서관이 협의를 해서 대통령께 건의를 드려야 한다”며 “실제로 빨리 도보로 이동해서, 조문이 목적이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했었어야 되는데 그걸 못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던 사례도 언급하며 “당시 유엔에서 여러 정상들이 한꺼번에 모이다 보니까 모터케이드를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동 시간이 너무 걸려서 하차해서 걸어서 이동하신 적이 있다”며 “물론 보안상의 취약점은 발생하지만 영국 경찰과 우리 경호 쪽의 협조 아래 크게 무리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실제로 그렇게 이동을 했던 것으로 보면 도보가 불가능했던 건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탁 전 비서관에 이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의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과거 김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 당시를 언급하며 “근본적으로 외교부하고 대통령실 의전실에서 다 조율된다. 특히 우리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실 때는 보행이 불편하시다”며 “그러기 때문에 우리 김 대통령의 최고의 의전은 보행거리를 단축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유엔 총회를 가시건 어디를 가시건 보행거리를 단축시킬 곳에서 하차를 하셔야 된다. 그러면 거기서 김 대통령 걸음걸이로 몇 보를가셔야 되고, 얼마를 간다, 이런 것까지 다 (계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이 영국 현지의 교통 혼잡을 언급한 것을 두고도 “외교부와 대통령실, 그리고 의전팀의 무능은 진짜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해명이 안된다. 조문을 못했다. 조문 못했다고 하면 다 해명되는 거다. 끝난 것이다”고 날을 세웠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