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뷰티 공룡’ 세포라, 왜 한국서 실패했나 본문
세포라코리아가 한국 진출 3년 만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매장 확장도 당초 목표했던 15개의 3분의 1 수준인 5개밖에 하지 못한 상황이다. ‘뷰티 공룡’이란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한국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포라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24억원으로 전년(142억원) 대비 1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4억원에서 145억원으로 17.6%나 증가했다. 매출 감소에 적자 폭까지 확대되며 지난해 말 기준 세포라코리아의 자본총계는 -9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세포라는 전 세계 30여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뷰티 편집샵이다. 2019년 10월 한국 진출 당시 신세계의 뷰티 편집숍인 시코르와 대항할 뷰티 편집숍으로 주목받았으나, 진출 이듬해 코로나19 타격을 받기 시작하면서 휘청이기 시작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선 세포라코리아의 실패 요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크업 서비스 등 오프라인 서비스가 불가능해진 점이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세포라는 직원들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시키며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진출에 앞서 전문적인 뷰티 컨설팅을 제공하는 ‘뷰티 어드바이저’를 세 자릿수 채용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에게 직접 메이크업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운영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옴니채널 구축도 한국에선 실패했다. 세포라코리아는 한국 진출 1년 만인 2020년 10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해 3월 모바일 앱에도 매장에서 받는 메이크업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버추얼 아티스트’ 기능 등을 추가했지만, 모바일 앱 이용자수는 매우 저조하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세포라코리아 모바일 앱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안드로이드 기준 5363명에 그쳤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옴니채널 구축은 세포라의 대표적인 강점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옴니채널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국내에선 별다른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포라코리아는 지난해 10월 갤러리아 광교점에 경기권 최초 매장을 연 뒤 6개월 가까이 추가 출점을 하지 않고있다. 오히려 올해 1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위치해 있던 2호점을 폐점하며 매장 수를 총 6개에서 5개로 줄였다.
추가 출점이 없는 상태에서 세포라코리아의 재무 상태도 악화되면서 철수설도 불거지고 있다. 세포라는 아시아 시장에서 현지화에 실패하며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1999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2년 만에 철수했고, 이후 2008년 홍콩에 진출했지만 또 다시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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